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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샤먼: 남정토루, 흙담과 햇살을 품은 곳 차를 타고 두 시간 반.졸다보면, 남정토루에 도착한다. 산속.공기가 생각보다 서늘해서, 가방 속 겉옷들을 있는 대로 꺼내어 껴입었다.얇은 옷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오늘 하루를 조금 더 선명하게 만든다. 늘 타고 다니던 투어버스 대신, 이 마을 안에서는 현지 차량으로 갈아탔다.버스 안에 물건을 둘 수 없다는 가이드의 말에, 우리는 작은 짐들을 몸에 단단히 묶었다. 구불구불 언덕길을 조금 지나면빼꼼 하고 전라갱이 나온다 토루는 가족단위로 이루어지는데 그 토루 안에서 같은 성씨끼리 산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장사가 이루어진다. 토루는 흙으로 만들어져서 담벽이 매우 두껍고, 높이 증측할 수 있는 높이의 한계가 있다고 한다.그래서 사람 수가 늘어나면 옆에 또 다른 토루를 짓는다.토루들은 옆으로, 옆..
기름지고 쫀쫀한 저녁 한 판 - 미금 '어부의 사계절' 술약속에서 언제나 믿고 가는 메뉴, 회.이번에는 미금역의 어부의 사계절에서 시작했습니다. 고민 끝에 픽한 메뉴는,청어와 쥐치회. 오른쪽의 청어는 적당히 기름지고, 비린맛은 전혀 없이 깔끔.위에 다진 마늘과 송송 썬 파가 올라가 있는데,그 조합이... 아, 진심 꿀조합. 술을 부릅니다. 쥐치는 쫀득쫀득.막장에 툭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입안에 촤르르.쫀쫀함에 막장의 고소함이 더해져한 점 한 점 아껴 먹게 되는 맛. 청어구이는 서비스.고등어와 살짝 비슷한데전어처럼 잔가시가 숨어 있어서 조심조심 발라먹었습니다.하지만 그 기름지고 꼬소한 맛에자꾸 젓가락이 가더라는 것. 쥐치 간은 처음 봤는데, 크리미하고 진한 맛.소금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면...크네, 소주가 절로 생각납니다. 밑반찬도 은근 알..
연극 〈시련〉 후기 -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머뭇거린 2시간 오랜만에 연극을 봤습니다.제목은 시련.예술의전당 토월극장.4월 27일까지 공연 중이니, 혹시라도 고민 중이시라면 이 글이 작은 결정의 실마리가 되길. 이번 연극은 ‘군중심리가 얼마나 위험하게 흐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단 한 줄로 요약하자면,“진실은 다수의 확신 앞에서 너무 쉽게 무너질 수 있다.”그리고 그 진실을 부여잡은 사람들은… 끝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1. 좌석, 그리고 약간의 후회좌석은 2층 B블록 6열..연극은 배우의 눈빛과 손끝이 반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솔직히 마지막까지 망설였어요.하지만 늘 현실은 예산과 함께하니까요…“괜찮겠지 뭐, 뮤지컬 볼 땐 괜찮았잖아.”라는 과거의 기억에 기대어 결제했지만… 결론: 역시 연극은 1층입니다. (단호)2. 공연은연극은 총 ..
소주를 부르는 그 맛, 곱창 - 미금 '산더미 황소곱창' 한동안 곱창을 멀리했거든요.비싸기도 했지만... 진짜 이유는 딱히 없어요.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곱창… 먹고 싶다"이 말이 마음 한가운데서 불쑥 튀어나온 거 있죠? 근데 곱창이라는 게 말이죠,‘중간은 한다’ 수준의 집은 많은데"여긴 좀 다르다" 싶은 집은 찾기 어렵더라고요.그런 집, 있긴 한가 싶을 때—미금에 있는 산더미 황소곱창을 가게되었습니다. 곱창이 나오기전에 간단한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간이랑 천엽, 기본 반찬도 야무지게 나옵니다. 여긴 특이하게 고수를 곁들여줘요.“곱창에 고수라니?” 싶었는데, 먹어보면아 이거… 미쳤네.기름지고 고소한 맛 사이에 고수가 톡 치고 올라오는 그 조합,은근 중독됩니다. 특히 폭삭 익은 김치—이거 미쳤어요.김치 하나만 있어도 소주 반 병은 사라질 각. ..
중국-샤먼: 패키지여행 3박4일~2일차 패키지여행, 이틀째 아침.어제는 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며 웃었지만, 아직 이틀째니까 에너지가 있다. 렛츠고// 1. 호텔 조식 – 조용한 아침은 7시 이전까지조식은 6시 반부터 시작.저는 야무지게 6시 40분에 입장해서,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시작했죠.근데…7시가 지나고 나서는 엘리베이터가 열릴 때마다 중국 패키지팀이 한 조씩, 한 조씩,식당 공기가 갑자기 붐벼졌고요, 저는 조용히 식사를 마쳤습니다. 2. 구랑위 배 타러 가는 길부터 이미 인파가 가득했는데, 섬에 도착하면 더 사람이 많습니다.중국인 듯, 중국 아닌…대만도 아니고, 홍콩도 아닌—딱 ‘구랑위스러운’ 그 분위기. 그래서 사람이 많았어요. 사진은 연사모드 ON, 감탄사도 자동 재생. 구랑위는 ‘신서유기3’에서 멤버들이 용돈 ..
직장에서 몰래 취해보기 – 안톤버그 싱글몰트 면세 초콜릿 후기 안톤버그 ANTHON BERG Chocolate Liqueurs Single Malts 유명한 면세점 초콜릿. 작은 병 하나.그 안엔 술과 초콜릿, 두 개의 유혹이 나란히 들어 있었다. 총 다섯가지 종류의 리큐르를 각 세개씩 들어있다.아는 위스키는...라가불린만 들어봤다. 목을 툭 깨물면 안에 진짜 싱글몰트 위스키가 찰랑찰랑,설레는 구성. 회사에서 몰래 하나 까먹으면 약간의 릴렉스,그리고 아주 약간의 현실도피 효과까지 챙길 수 있어요. 다만, 술이 약하신 분들은… 어지러움이라는 작은 부작용이 따라올 수 있으니살짝 고민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네, 저는 살짝 어질…했어요.) 초콜릿 자체는 다크 초콜릿.쓴맛이 도는 진중한 타입인데, 아쉽게도 부드럽게 녹는 스타일은 아니고약간 단단하게 자기 주장 강..
밤무스, 그리고 말차의 속삭임 - 가로수길 '당옥' 가로수길의 북적임을 지나고 나면요,슬슬 사람 목소리도 멀어지고, 마음도 같이 좀 조용해지거든요.그쯤에, 주택가 골목 어귀에 ‘여기 맞나?’ 싶은 디저트 가게가 하나 나옵니다.간판엔 당고처럼 생긴 귀여운 로고가 톡. 가장 먼저 시선 강탈한 건,치즈케이크 위에 밤 무스를 실처럼 정성스럽게 짜올린 디저트.퍼포먼스 비주얼부터... 아주 인스타각입니다.이건 솔직히 먹기 전에 사진부터 백 장은 찍게 생겼어요. 포크를 살짝 넣어보면,아래엔 푹신한 시폰이 자리를 깔고 있고,그 위로 크림치즈가 부드럽게 올라가 있습니다.맛은 묘하게... 그릭요거트 느낌? 단맛보다 상큼한 쪽. 모든 레이어를 한 번에 먹으면요,입안 가득 산뜻한 산미가 퍼지면서, 마지막엔 밤의 고소한 여운이 살포시 남아요.근데 전, 밤 무스만 떠먹..
돼지고기 러버를 위한 특수부위 탐방 – 미금 '분당모소리' 개인적으로 고기 중엔 역시 돼지고기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삼겹살이 물론 진리긴 하지만… 가끔은 색다른 돼지고기가 땡길 때도 있잖아요? 이번에 다녀온 곳은 분당모소리.알고 보니 수도권에 지점이 여러 군데 있는 브랜드더라고요. 일요일 저녁6시쯤 이었는데 앞에 네팀 있어서 좀 기다리다 들어갔습니다. 고기 종류는 총 다섯 가지.직원분 설명에 따르면,모소리살, 가오리살 → 지방이 조금 더 있는 부위가로막살, 구멍살, 삼각살 → 살코기 중심의 부위이 중에서 모소리살, 가오리살, 가로막살을 추천해주셔서 그대로 주문해봤습니다. 고기는 연탄불에 구워 먹습니다. 벌써부터 고기 맛은 반쯤 보장된 느낌이죠. 접시에 플레이팅된 순서대로,위부터 가오리살 → 모소리살 → 가로막살 순으로 구워봤습니다. 가오리살과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