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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국-샤먼: 구랑위 투어후기 (1) ~ 오래된 집의 정원에서

중국-샤먼: 구랑위 투어후기 (1) ~ 오래된 집의 정원에서

 

샤먼 투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둘 있었는데,

하나는 남정토루였고, 다른 하나는 이 섬, 구랑위였다.

 

구랑위는 샤먼 메인섬 옆의 아주 작은 섬이다.

예전부터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지금은 정해진 관광 인원만 페리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페리를 기다리는 인파

 

관광객들이 매일 차례를 기다리는 섬. 나 역시 그 중 한 사람이었다.

 

페리를 타는 아침은, 생각보다 추웠다. 샤먼은 따뜻하다고 들었는데, 바다 위를 달리는 20분 동안은 바람이 꽤 차가웠다.

 

구랑위에서 보이는 본섬

 

배는 거의 가득 찼고, 앉을 자리 없이 서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붐비는 페리 안에서 한 사람이 끊임없이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굿즈 판매였다.

다소 요란했지만, 그 열정은 조금 놀라웠다.

 

 

섬에 내리자, 울창한 나무들이 먼저 반겨준다.

 

 

구랑위는 옛날 외국 영사관들이 들어서 있던 곳이라 건물들이 조금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아마 이 분위기를 담기 위해 예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많았던 걸지도.

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하나같이 영화 같았다.

 

 

 

 

 

섬에는 숙장화원, 피아노 박물관, 일광암 전망대 같은 명소들을 관광하는 일정이었다.

 

 

특히 숙장화원이 좋았다.

 

 

대만의 부호가 자신의 집을 이 섬에 똑같이 지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그 집 부지 전부를 나라에 ‘기부’했다고 들었다.

약간 ‘살려달라’는 마음이 묻어나는 기부였을까, 잠깐 상상해 봤다.

 

 

 

예전에 사람이 살았을 집은 피아노 박물관이 되었다.

피아노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커다란 창 너머로 보이는 바다 풍경과 집 안을 채운 정원이었다.

 

 

피아노 박물관은 또 다른 수집가가 기부한 피아노들로 구성되어 있다.
솔직히 피아노 자체보다는 나는 그냥, 그 집 주인이 된 것처럼 조용히 천천히 그 안을 걸었다.

 

 

기부 전 마지막으로 이 공간을 거닐었을 집주인이 된 듯했다.

조용한 내부, 화창한 밖의 풍경, 오래된 가구 냄새.

그는 이 재산을 정리하고 어디로 갔을까 하는 아무 상관 없는 궁금증이 들었다.

 

그 느낌이,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