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여행은 늘 빠듯하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일정에 맞춰 밥을 먹고,
낯선 도시를 빠르게 훑듯 지나간다.
그래서인지, 호텔에 돌아온 후 잠깐 쉬다 보면
이상하게 또 나가고 싶어진다.
지금 아니면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풍경들.
이 도시에서의 시간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내가 묵었던 호텔 뒷편에는
생각보다 조용하고 알찬 작은 몰이 하나 있었다.
규모는 작지만,
묘하게 그날 밤의 기분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1층엔 맥도날드가 호텔 방향을 향해 있어
찾기 어렵지 않았다.
작은 골목 하나를 건너면 닿을 수 있는 거리.
그 길을 건너는 짧은 순간에도,
여행자의 마음은 조금 설렌다.
몰은 총 3층 구조다.
호텔 쪽 입구는 1층이지만
반대편 입구에선 그게 2층 레벨이다.
1층엔 작은 슈퍼마켓이 있다.
롯데슈퍼처럼 생긴,
작지만 이것저것 다 있는 그런 곳.
정육코너도 있고, 과일이랑 야채도 있고, 무심한 듯 진열된 가공식품들.
종류는 많지 않지만,
중국의 마트를 천천히 구경하는 재미는 있었다.
그리고 2층의 외부를 나가면
요즘 중국에서 핫하다는 패왕차희(霸王茶姬).
밀크티 카페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마셔보았는데
지금까지 내가 알던 밀크티와는 조금 달랐다.
우유는 연하고,
차 맛은 묘하게 깊었고,
그런데도 마시고 나니 배가 꽤 불렀다.
사이즈는 기본이었지만
한국에서보다 살짝 많은 듯했다.
아니, 어쩌면 저녁을 먹고 나서 마셔서 그렇게 느꼈을지도.
주문하고 나면 기계가 설정된 값대로 음료를 만들어 준다.
매우 체계적이었고,
냉장고 안에 있는 베이스를 꺼내 자동으로 섞어주는 그 모습은
프랜차이즈 확장에 딱 맞아 보였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한국에도 들어오지 않을까 싶은 느낌.
그리고 다시 1층.
입구 쪽 오른편, 건물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루이싱커피 매장이 보인다.
중국의 스타벅스라 불리는 곳.
출근길 직장인들이 들를 것 같은 작은 매장.
나처럼 구경하듯 중국 커피를 한 잔 맛보고 싶은 사람에겐
괜찮은 장소가 될 것 같다.
마지막은, 조용한 밤에 더 빛나는 치킨집.
외부에 자리 잡고 있고,
배달 위주인 듯했지만
10시가 넘은 시간에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
4가지 양념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고
나는 오리지널을 골랐다.
간장 베이스에 중국 특유의 향신료가 섞인 맛.
약간의 이국적인 냄새, 그리고 아주 익숙한 짭짤함.
향신료에 민감한 사람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나에겐 꽤 잘 맞았다.
맥주 한 캔과 함께하니 그날 밤은 완벽해졌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샤먼: 패키지여행 서우딤섬 후기 (0) | 2025.04.10 |
---|---|
중국-샤먼: 구랑위 투어후기 (2) ~ 창펀과 망고스무디 (1) | 2025.04.09 |
중국-샤먼: 구랑위 투어후기 (1) ~ 오래된 집의 정원에서 (0) | 2025.04.09 |
중국-샤먼: 패키지여행 3박4일~1일차 (1) | 2025.04.07 |
중국-샤먼: 샤먼에어 메이플 호텔 후기 (0) | 2025.04.06 |
중국-샤먼 패키지여행: '증조안' 방문후기 (0) | 2025.03.31 |
제주도여행 : 시부모님과 함께 4박5일 ~5일차 (0) | 2025.03.20 |
제주도여행 : 시부모님과 함께 4박5일 ~4일차 (0) | 2025.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