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에서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인 희년(Jubilee, 혹은 '성년 聖年')이 돌아왔습니다.
이번 희년은 2024년 12월 24일에 시작하여 2026년 1월 6일에 종료됩니다. 2015년의 특별 희년 이후의 첫 25년 만에 돌아온 공식적인 희년으로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은 로마 여행을 계획하고 계실 텐데요. 특별한 연도를 맞이하여 이날의 유래와 의미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희년의 구약 성경적 기원
희년의 기원은 레위기 25장에 명확히 나타나 있습니다. 아래 구약성경의 내용 발췌합니다.
10절~11절
너희는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하게 하여 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갈지며
그 호신 년째 해는 너희의 희년이니 너희는 파종하지 말며 스스로 난 것을 거두지 말며 가꾸지 아니한 포도를 거두지 말라
구약의 희년은 50년마다 지켜졌으며, 그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 자유의 해: 모든 노예와 종들은 해방되었습니다.
- 재산의 반환: 본래 가족이 소유했던 토지는 다시 원래 주인이나 후손에게 반환되었습니다.
- 빚의 탕감: 부채가 면제되며, 경제적 평등과 재분배가 이루어졌습니다.
희년의 날짜는 안식년(Sabbatical Year) 개념에서 발전되었습니다.
안식년은 7년마다 지켜졌으며, 땅을 쉬게 하고 수확을 중지하는 해였습니다. 이러한 7년 주기가 7회 반복된 뒤(7x7=49년), 그 이듬해인 50년째 되는 해가 바로 희년이었습니다.
2. 가톨릭교회에서의 희년 주기와 기원
가톨릭 교회에서 희년은 1300년에 교황 보니파시오 8세(Boniface VIII)에 의해 처음으로 선포하며 100년마다 이를 기념할 것을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짧았습니다. 이를 고려하여, 50년 주기로 교황 클레멘스 6세는 1343년에 주기를 줄였고, 그 후 교황 바오로 2세는 1475년에 25년 주기로 단축하여 이 주기로 현대까지 정착되었습니다.
이는 많은 신자들이 생애 동안 한 번 이상 희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 보통 희년(Ordinary Jubilee): 25년마다 열림
- 특별 희년(Extraordinary Jubilee): 교황이 특별한 이유로 선포하는 희년 (예: 2015년 자비의 희년)
그 외의 자세한 연대기는 바티칸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희년은 현대 가톨릭에서 성문 개방, 순례, 회개와 용서, 자선활동 등의 형태로 기념되며,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을 포함한 주요 성당의 **성문(Holy Door)**을 통과함으로써 영적 은혜를 받는 의식이 포함됩니다.
3. 성문(HOLY DOOR)의 의미와 기원
성문(Holy Door)은 가톨릭 신앙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상징적인 문으로, 신자들이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체험하는 통로로 여겨집니다.
평소에는 닫혀 있지만, 희년(Jubilee Year)이 시작될 때 교황에 의해 개방되는 특별한 의식을 통해 열립니다. 신자들은 성문을 통과함으로써 죄의 용서를 받고, 영적 정화를 경험하는 순례의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교황청에서 공인한 성문은 바티칸 외에 여러 개가 있으나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나 바티칸의 것입니다.
바티칸의 성문(Holy Door)은 현재의 형태로 1949년에 제작되었습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은 **비코 콘사니(Vico Consorti)**라는 이탈리아 조각가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청동으로 제작된 이 성문은 총 16개의 패널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패널은 성경의 구속과 자비를 상징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4. 바티칸 외의 성문(HOLY DOOR)
로마 여행을 가면 가장 많이 기다리게 되는 곳은 당연히 바티칸입니다.
2025는 성년으로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더 붐빌 예정입니다만, 교황청에서 공인한 성문은 바티칸 외의 로마 다른 교회에도 존재합니다.
-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당 (Basilica of St. John Lateran)
- 성 바오로 대성당 (Basilica of St. Paul Outside the Walls)
- 성모 마리아 대성당 (Basilica of St. Mary Major)
특별히 방문한 이탈리아 여행이라면, 다른 장소의 성문도 통과해 보는 의식을 가지는 것 또한 뜻깊은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마무리 지으며
희년은 단순히 가톨릭 신자들에게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평등과 자비의 실천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시작된 희년의 개념은 가톨릭교회에서 체계적으로 발전하며 현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희년 동안 시행되는 다양한 신앙적 행위는 신자들에게 속죄와 영적 성장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며, 나아가 인류 공동체가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2025년 성년을 맞이하여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다시금 희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신앙과 회개의 여정을 떠날 것입니다.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해 온 희년의 전통이 앞으로도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종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교적 관점에서 금지된 야채: 자이나교와 뿌리채소 금기 (0) | 2025.01.29 |
---|---|
종교와 음식 금기: 왜 특정 음식을 먹지 말라고 할까? (0) | 2025.01.28 |
종교에서의 단식의 의미 (0) | 2025.01.28 |
희년(Jubilee)과 다른 종교적 축제 비교: 공통점과 차이점 (0) | 2025.01.28 |
2025 희년(Jubilee): 로마에서 꼭 봐야 할 성지들 (0) | 2025.01.28 |
바티칸을 방문할 때의 에티켓 (2025 희년 꿀팁ver) (0) | 2025.01.27 |
특별 희년(Extraordinary Jubilee)의 발생 배경 탐구 : 2015년 (0) | 2025.01.23 |
특별 희년(Extraordinary Jubilee)의 발생 배경 탐구 : 1933년 그리고 1983년 (0) | 2025.01.15 |